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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에 온지 딱 4주되는 오늘, 홈스테이가 아닌 매달 월세를 내는 집을 구하고 이사하고, 짐정리까지 끝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뭐 포스팅따위 할 시간이 없었는데... 하아...

나는 9월 21일에 더블린에 도착해서 3주간 홈스테이를 하고 10월 12일에 집을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유롭게 2주는 놀고, 3주차 들어설때즈음부터 슬슬 집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집 구하는게 이렇게 스트레스일줄 몰랐고, 엄청 힘들게 집을 구하게 되었다.

난 홈스테이가 끝날때까지 집을 못구해서 일주일짜리 단기방을 어쩔 수 없이 이용하게 되었었다. 단기방은 진짜 말그대로 단기간으로 내놓은 방이다. 그래서 짐도 제대로 못풀고 사는 그런 불편한 생활. 아무튼. 집 구하는 썰 좀.


더블린은 혼자서 사는 형태의 'letting'은 유학생에게는 거의 불가능하다 싶을 정도로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share'가 굉장히 대중화 되어있다. 그 와중에서도 싱글룸, 더블룸, 트윈룸 등등 다양하게 쉐어를 할 수 있는데.. 아일랜드에서 쉐어관련 정보는 보통 다프트(www.daft.ie)라는 사이트가 제일 활성화 되어있고, 가장 많은 매물이 올라온다. 그래서 나도 다프트를 보면서 슬슬 집을 찾는데...





다프트 화면 메인에서 Sharing을 클릭하면 두번째 화면에서 조건을 선택할 수 있다. 더블린 이외에 다른 지역도 있고, 더블린 내에서도 세부지역을 체크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나의 조건은 더블린 남쪽에 위치해있고, 가격은 Maximum 400 Euro. 그리고 룸타입은 single room이나 double room이었다. twin의 경우에는 하나의 룸에 두개의 싱글침대가 있는 방이거나 이층침대가 있어서 모르는 사람과 방 자체를 쉐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인공간이 전혀 없게 되기 때문에 많이 불편할수도 있으나 싸다는 장점이 있다. 본인에게 맞는 타입을 잘 골라봐야 하겠지만 나는 돈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개인의 공간이 필요했기때문에 Non-Share room을 찾아헤메였다. (가끔 Double room에서도 쉐어를 하는 경우가 있다.)




result 화면에서 맘에드는 매물을 찾게 되면 집광고가 나오는데, 사진이 있고(없는경우도 있음), 집주인이나 하우스홀더, 혹은 나가는 사람이 방에대해 설명을 막 해놨다. 한달 렌트 페이와 뭐 어떠한 사람을 찾고 어떠한 Facility 가 있는지. 빌에 대한 정보나 뭐 자세한 내용을 적어놨다. 빌같은 경우는 포함이 안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보통 렌트비에서 최대 100정도를 엑스트라 챠지로 봐야한다. 전화번호를 남겨놓는 경우에는 전화를 해도 되지만 시간 조건이 있으므로 주의해서 보고. 없으면 오른쪽 메일 보내는 칸에서 메일을 보내서 view 날짜를 정한뒤 집 보고 맘에 들면 집주인이나 하우스 홀더 등 계약을 하고 이사를 하면 된다.


말로 쓰니까 참 쉽고 간단한 일인데... 이게... 엄청나게 고생이 많았다. 내가... 흑...

그 썰을 좀 풀어볼까....


지금 이 시즌에. 집이 없다. 근데 집을 구하는 사람은 많다. 수요와 공급이 전혀 순조롭지 못하다는 거다. 9월, 10월에 학기가 시작하면서 유학생들도 많이 유입 되었고, 일하러 오는 유러피안들도 참 많이 들어온다. 정말 운도 지지리도 없게도 이번해에 말도 안되는 인구가 아일랜드에 밀려 들어왔단다. 특히 브라질과 중동, 이탈리아, 동유럽, 그리고 말도 안되게 한국에서도 참 몰려 들어왔다고 한다. 


그 덕분에. 좀 저렴하고 괜찮은 집이 올라오면 그 집은 전쟁터가 된다. 수십명이 달라붙어 보러 가겠다고 광고주에게 연락을 해대니 viewing 일정 잡는데에서부터 어려움이 생긴다. 메일을 수십통을 보내도, 전화를 수십통을 해도, 대답을 안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게다가 많은 집이 일하는 사람(professional)을 원했다. 아무래도 페이를 제때 할 수 있고, 집에 너무 오래 있지 않을 사람을 찾는거겠지 싶은 이유는 이해하겠지만, 지금 당장 집이 없어서 CV에 주소를 쓸 수가 없는 상황에 일을 어떻게 구하라고. 그러다보니 매물은 또 적어지지만 일하는 사람도 유학생들과 섞여버려서 학생들에게는 더더욱 기회가 적어진다. 


그렇다고 viewing 일정을 잡았다고 해서 계약이 쉬워지는것도 아니다. viewing을 또 수십명이 한다. (그중에 항상 한국인이 있었다.) 이게 좀 어처구니 없는게, 이후에 입주자를 찾는 방법은 정말 주인 마음이다. 어느집은 리스트업을 해서 그 중에서 주인이 고르는 경우가 있고, 어느집은 먼저 디파짓 내는 사람이 임자인 경우도 있고. 이게 그때그때 다르다보니까 좋은 집들을 많이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 연락을 시도했던집은 5~60군데 정도 됐는데 같고, 연락받고 실제 viewing을 간 곳은 20군데 정도.


리스트업을 하는데에서는 집주인에게 뭔가 인상깊게 남거나 해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혹시 안되더라도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 주인들도 많다. 한 번은 계약할테니 내일 디파짓 가져오라 구두로 얘기 다해놓고 다음날 연락이 안되더니 다른사람 구했다고 뒤통수 맞은 경우도 있었고, 한 번은 deposit을 바로 내려고 했던적이 있었는데, 얘기하려는 찰나에 동유럽쪽 여자애였는지 주인을 델꾸가서 얘기하다가 말고 pay 하는 바람에 눈앞에서 집을 날린적도 있었다. 


2주 내내 매일 집을 보러 다녔는데, 모든게 다 퇴짜를 맞다보니.. 자신감도 점점 사라지고 내가 뭔가 부족한가 싶을만큼 자존감도 없어지기 시작했었어서 진짜 너무 많이 힘들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여기까지 와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싶었기도 했고, 단기방이 끝나갈때쯤엔 정말 신경이 너무 곤두서서 종일 두통에 시달렸고, 많이 우울했었다.


마지막 다프트를 통해 보러갔던 집은 정말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상적이었던 금액보다 조금 올라갔지만 어쨋든 맥스 400에 맞춰서 나온집이었고 (빌이 포함이 안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500정도를 내야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네에 위치해있으며 방도 집도 다 아기자기하게 너무 예뻤다. 주변 환경도 좋고 걸어다닐수 있는 거리였고. 그래서 정말 마지막이다 싶은 마음으로 갔는데 날씨가 안좋았던 탓에 아마 viewing하러 온 사람이 적었던거 같다. 나까지 네명. 주인 아줌마가 엄청 친절하셨고 처음으로 음료수를 얻어 마신집이었다. 요즘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냐는 질문에 누구한테 잘 하지도 못했던 얘기들을 쏟아냈다. 이렇게 힘들줄 몰랐던 나는 당장 내일 잘데가 없어지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다음날 어찌됐든 연락 주겠다는 얘길 듣고 단기방에 돌아와서도 한참 바보같이 울었더랬다. 


다음날 주인 아줌마가 전화를 했다. 얘기 나누다보니 좋은 사람 같아 나를 들이고 싶다고. 그치만 페이가 아무래도 좀 있는편이라 내가 다니고 있는 학원에서 레퍼런스를 받아왔으면 좋겠다고. 레퍼런스를 준비해서 오면 되겠다고. 그래서 부랴부랴 레퍼런스를 준비하고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안된다. 예전 기억이 스믈스믈 떠올라서 걱정이 됐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밤중에 아줌마랑 연락이 되어서는 결과적으로 그 집에 못들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운동하는 10대 아들이 있어서 운동하는 젊은 남자를 원했는데, 꼭 부합하는 사람을 찾았다고. 나는 안되겠다고 하셨다. 또 이런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난 당장 해뜨면 나가야되는데.


그러다 아줌마가 미안하다며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준다했다. 아줌마 친구분네 집인데 여기보단 좀 멀지만 좋은분이라고, 괜찮으면 내일 밤에 같이 만나러 갈 수 있겠냐고. 그렇게 소개받고 결국 난 오늘 이집에 들어왔다. Ann 아줌마가 나를 너무 좋게 봐주셨던거 같다. 아. 영어이름을 EMMA를 쓰는데 딸 이름이랑 똑같다고 했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으셨나보다. 아무튼 그렇게 들어온 Ann 아줌마 친구분인 Mary 아줌마네 집. 완전 Irish라 말도 빠르고 종종 말을 못알아 듣는 경우가 있는데 영어공부하는데는 이마만큼 좋을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괜찮은거 같다.  


드디어 가방에 있는 모든 짐을 꺼냈다. 방도 좋고, 집도 너무 맘에 들어서 기쁘다. 

Ann아줌마는 정말 잘 시간도 거의 없을만큼 바쁘신데 그와중에 시간 쪼개서 도와주셨던 정말 고마운 분이시다.

힘이 되어줄 좋은 사람을 만났고, 좋은 곳에 오게 되어 정말정말 기쁘다.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가득 할거같은 느낌이 든다.


이 모든게 10월의 반이 지나는 동안의 이야기다. 하하하 시간 더럽게 빨리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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