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오늘 할 얘기의 일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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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은 참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이동수단이라 온갖 삼라만상을 다 볼 수 있다.
서서 자는사람, 물건 파는 사람, DMB 보는 아줌마, 바닥에 쪼그려 앉는 학생들 등등등.
요즘들어 지하철을 오래 타고 다니는 뭬는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게, 별별 이벤트가 많다는 것.
최근엔 웃으면 안되는데, 웃음이 새어나왔던 이벤트를 많이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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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퇴근하고 이동중에 7호선을 타고 청담역을 지나는데,
어떤 여자분이 조용히 고개를 떨구며 자고 있더라. 무릎 위에 짐을 다 쌓아두고는.
그렇게 한참가서 뚝섬유원지쯤 가서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리고 타고 잠깐 멈춰있는 시간에,
그 자고 있던 여자분이 급 고개를 번쩍 들면서 두리번두리번 하더니 후다닥 일어나서 뛰어나가버렸다.
무릎에 쌓아뒀던 물건은 그대로 지하철 안에 떨궈둔채. 

그 상황을 파악하신 여자분. 문이 닫히려고 하자 급, 문에 자발적으로 끼이셨다.
짐챙기러 오셨다. 그리곤 건대입구에서 제일 빠르게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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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파는 아저씨.
비가 오던날이었다. 5호선을 타고 앉아서 여유롭게 스도쿠를 하고 있었는데, 우산 파는 아저씨가 오셨다.
그러면서 "비도오고 어쩌구 하는데 우산 준비 안하셨죠?" 라는 멘트로 시작해서 우산 하나를 딱 집어 들었다.
그리고 펼치는 순간. 우산살 하나가 부러졌다.

조용히 하던일을 멈추고 욕을 읊조리신다.
한참을 우산이랑 실랑이를 하시다가, 적당히 다시 접히게 되자 조용히 다음칸으로 가셨다.
아 삶이여.

***
오늘 좀전에 있었던 따끈따끈한 이야기.
뭬의 집은 5호선 서쪽 끝자락이다. 신나게 저멀리 답십리쪽에서 앉아서 여유롭게 오고있었고,
내 오른쪽으로 옆에옆에 앉았던 남자분은 뭬가 타기 전부터 앉아있었다. 한 20대 중후반쯤으로 보이던 남자.
한참을 달리고 달려서 영등포구청쯤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탔다.
건너편에는 뭬가 봐도 정말 예뻤던, 단아하게 생겼던 여자분이 앉게 되었고.
그렇게 한 3정거장 지나서 목동역쯤, 20대 중후반 남자분이 가방에서 종이를 꺼내서 뭘 끄적거린다.

그리곤 까치산역에서 출발할때쯤 남자가 내리려고 가방을 주섬주섬 싼다. 화곡역에서 멈췄다.
문이 열렸고, 그 남자는 아까 영등포구청에서 탔던 예뻤던 여자분에게 그 종이를 던지듯이 주고는,
빛과 같은 속도로 뛰어 올라가버렸다.

벙찐 여자분과 어이없이 새어나오는 웃음을 흘리는 주변 사람들.
난 내렸고, 여자분은 내가 내릴때까지 그 표정 그대로 손에 종이를 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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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웃으면 안될 상황이었는데, 자꾸 웃음이 새어나왔다..
피곤했을테고, 생업이시고, 나름 진지했을텐데......
 
뭬 좀 못됐나보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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